아날로그 기차 여행 감성 넘치는 산골 기차역, 정선 선평역

 



선평역의 아담한 역사 / 권다현 여행작가
[여행스케치=정선] 동화 같은 간이역을 배경으로 가수 폴킴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흐르던 유명 숙박플랫폼의 TV광고. 한편의 뮤직비디오처럼 아련한 감성을 자극했던 이 광고에 등장한 기차역은 강원도 정선에 자리한 선평역이다. 웅장한 산자락에 둘러싸인 아담하고 사랑스런 간이역은 당장이라도 기차에 올라타고 싶게 만든다.

TV광고에 등장해 눈길을 끌었던 강원도 깊은 산골의 작은 간이역 선평역. 우람한 산줄기와 풍요로운 들판, 고요한 물줄기가 그림처럼 어우러진 마을 한가운데 삼각지붕을 얹은 기차역은 어쩐지 애틋한 감성까지 불러일으킨다.

사람의 발길이 끊겼던 선평역이 다시 활기를 띄기 시작한 것은 정선아리랑열차가 운행되면서부터다. 서울 청량리역을 출발한 열차는 선평역에서 잠시 정차하는데, 이틈에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장터가 마련된다. 정선의 다양한 향토음식을 맛볼 수 있는 오일장도 인기지만, 선평역에서 내려 정선아리랑의 발상지를 느긋하게 돌아보는 여행도 추천한다.
 



선평역에 정차해 있는 정선아리랑열차 / 권다현 여행작가
기차여행의 낭만을 떠올리게 하는 간이역
“비행기로 떠나는 여행도 좋지만, 올 여름엔 기차를 타고 떠나보는 건 어때.”

휴가철이면 이국의 화려한 휴양지 풍경들로 채워졌던 TV광고가 올해는 조금 달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국내의 보석 같은 여행지들이 하나 둘 재발견되기 시작한 것.

한 숙박플랫폼 광고에도 강원도 깊은 산골의 작은 간이역인 선평역이 배경으로 등장했다. 아날로그 감성을 물씬 풍기는 소박한 역사는 광고카피 그대로 기차여행의 낭만을 자극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선평역은 이름에 신선 ‘선(仙)’자가 들어갈 만큼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우람한 산줄기와 풍요로운 들판, 고요한 물줄기가 그림처럼 어우러진 마을 한가운데 삼각지붕을 얹은 소박한 기차역이 자리한다. 이 고즈넉한 풍경 너머로 흐르듯 사라지는 기찻길은 어쩐지 애틋한 감성까지 불러일으킨다.



웅장한 산자락에 둘러싸인 기찻길 / 권다현 여행작가
1967년 처음 영업을 시작한 선평역은 주민들이 정선 읍내를 오가거나 제천, 서울 등으로 먼 길 떠날 때 즐겨 이용했다. 마을의 유일한 교통수단이었으니 기차를 타고 정선까지 통학하는 학생들도 꽤 많았다.

그러나 도로가 발달하고 버스노선이 생기면서 이용객은 확연히 줄었다. 결국 1984년 보통역에서 간이역으로 격하되더니 2005년에는 역무원이 근무하지 않는 무인역으로 바뀌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진 기차역은 속절없이 낡아갔다. 폐역의 운명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선평역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은 정선아리랑열차가 운행되면서부터다. 
 
INFO 선평역
주소 강원 정선군 남면 선평길 14-26



시원스런 전망의 정선아리랑열차 차창 / 권다현 여행작가
강원도의 비경 속으로, 정선아리랑열차
선평역이 속한 정선선은 한때 산업철도로 명성이 높았지만 석탄산업이 쇠퇴하면서 대표적인 적자노선으로 꼽히는 신세가 됐다. 정선아리랑열차는 이 같은 정선선을 되살리기 위해 투입된 관광열차로, 강원도의 맑고 푸른 자연과 함께 정선오일장의 넉넉한 인심까지 만나볼 수 있는 알짜배기 코스를 자랑한다.

서울 청량리역을 출발한 열차는 원주역과 제천역, 영월역을 거쳐 정선의 예미역, 민둥산역, 별어곡역, 선평역, 정선역, 나전역을 지나 아우라지역까지 운행한다. 그 중에서도 가을이면 황금빛 억새로 뒤덮이는 민둥산역과 정선오일장이 열리는 정선역, 정선레일바이크의 종착역인 아우라지역은 승객들이 주로 하차하는 역들이다.

선평역에선 유일하게 10분 남짓 정차하는데, 이틈에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장터가 마련된다. 규모는 크지 않아도 선평마을의 살가운 정을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다. 아쉽게도 현재는 코로나19로 장터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정선아리랑열차는 청량리역에서 아우라지역까지 하루 1회 왕복 운행한다. / 권다현 여행작가

정선아리랑열차의 내부 디자인 / 권다현 여행작가
관광열차는 외관과 내부 디자인도 관심을 모은다. 정선아리랑열차는 동강할미꽃에서 영감을 얻은 보라색 바탕에 정선아리랑의 선율을 유려한 곡선으로 담아냈다. 객실은 하늘과 땅, 사람을 상징하는 푸른색과 붉은색, 노란색을 활용해 꾸몄다.

무엇보다 넓은 전망창 덕분에 아름다운 차창 밖 풍경을 보다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다. 각 객실마다 차창 방향으로 전망을 즐길 수 있는 자유석을 설치했는가 하면, 1호차와 4호차엔 전망칸을 마련해 포토존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정선아리랑열차는 청량리역에서 아우라지역까지 하루 1회 왕복 운행되는데, 장날(매 2∙7일)을 제외한 월요일과 화요일은 정기휴무일이다.



정선아리랑시장 / 권다현 여행작가
정선아리랑시장, 그리고 정선아리랑 발상지
정선아리랑열차 탑승객 대부분은 정선오일장이 목적지다. 장날이 아니어도 괜찮다. 평소에도 정선아리랑시장이란 이름으로 상설시장이 열리고, 주말에는 오일장 못지않게 장터 길목이 상인들로 북적인다.


넉넉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정선아리랑 시장 / 권다현 여행작가
입구 광장에선 다양한 공연도 이뤄진다. 마침 장날이라면 근처 아리랑센터에서 열리는 뮤지컬 <아리아라리>를 관람하는 것도 추천한다. 점심으로는 정선을 대표하는 향토음식인 콧등치기국수와 올챙이국수, 곤드레밥을 입맛에 따라 골라 먹으면 되겠다.

선평역에서 내려 간이역의 감성을 조금 더 즐겨보는 여행도 좋다. 기차역 주변으로 농악대의 모습을 그린 벽화들이 눈에 띄는데, 정선 지역에서 유일하게 명맥을 유지하는 낙동농악이 바로 이곳 마을에서 전해진다. 때문에 마을 입구엔 ‘농악마을’이란 안내판이 크게 세워져 있다. 낙동농악은 총 11막으로 구성되는데, 다른 지역 농악과 비교해 독창적인 형태와 해학적인 가사가 특징이란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정선아리랑도 선평역이 자리한 남면이 그 발상지로 꼽힌다. 조선왕조가 세워진 후 고려의 충신들이 정선 깊은 산골로 숨어들어 산나물을 뜯어 먹으며 목숨을 연명했다고 하는데, 이들이 비통한 심정을 담아 부른 한시가 지역의 토속민요와 만나 정선아리랑이 탄생하게 된 것. 선평역에서 1km 정도 떨어진 칠현사(七賢祠)에는 고려 일곱 충신의 이름을 새긴 칠현비가 자리하고 있는데, 이곳의 공식 명칭이 바로 ‘정선아리랑 발상지’다. 
   
INFO 정선아리랑시장
주소 강원 정선군 정선읍 5일장길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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